밀키트 사먹다가 깨달은 것
👵 할머니 ·
요즘 우리 손주 녀석이 자취하면서 밀키트만 자꾸 사 먹는다는 얘기 듣고 속상한 마음에 내가 직접 한번 사 먹어봤지 뭐야. 경로당에서 옆집 할머니가 그러던데, 요즘 꼬막 비빔밥 밀키트가 그렇게 핫하다고 난리더라구. 특히 그 '엄지네 포장마차' 거시기? 그거 맛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길래, 나도 한번 시켜봤어. 인터넷으로 주문하려니 좀 복잡했지만, 우리 손주 먹는 건데 이 정도 수고쯤이야! 가격도 뭐, 괜찮다고 하길래 큰맘 먹고 시켰지.
근데 솔직히 말이야, 받아보고 해 먹어보니 집에서 직접 해 먹는 것보다 훨씬 비싸더라. 물론 조리법도 간단하고, 재료도 다 손질돼서 오니까 편하긴 하더라만... 시장에 가서 꼬막 한 봉지 사다가 직접 삶고, 비빔밥 양념도 고추장, 참기름, 마늘 좀 넣고 쓱쓱 만들면 이거 반값도 안 들 것 같은데 말이지. 요즘 마트 가면 깐 꼬막도 팔고, 심지어 비빔밥 양념장도 종류별로 다 나오잖아. 우리 때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는데, 세상 참 좋아졌어. 그래도 밀키트 하나에 2만원 가까이 하는 거 보면, 에휴,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더라.
근데 또 생각해보면, 요즘 자취하는 애들은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사는 것 같기도 해. 우리 손주도 그렇잖아.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고 나면, 밥 해 먹을 기운도 없다고 투덜대더라고. 피곤한 몸 이끌고 장 봐서 재료 손질하고, 요리하고, 설거지까지 하려면 정말 보통 일이 아니겠지. 나도 젊었을 때 맞벌이하면서 애들 키울 때 생각하면, 시간 없는 서러움은 누구보다 잘 알지. 그때는 이런 밀키트 같은 거 없어서 걍 라면 끓여 먹거나 밖에서 사 먹는 게 전부였는데,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거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.
그래도 가끔씩 밀키트 사주는 건 괜찮은 것 같아. 최소한 라면만 먹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? 라면은 맛있긴 해도 영양가가 너무 없잖아. 밀키트는 그래도 채소도 좀 들어가고, 고기나 해산물도 들어있으니 굶는 것보다는 훨씬 건강에 좋겠지. 우리 손주가 라면만 먹다가 영양실조라도 걸릴까 봐 걱정했는데, 밀키트라도 먹는다니 한시름 놓는달까? 지난번엔 보쌈 밀키트 사줬더니 혼자서 맛있게 먹었다고 사진 찍어 보내는데, 어찌나 뿌듯하던지. 그래도 너무 자주 사 먹는 건 좀 그렇고, 가끔 간식처럼, 별미처럼 생각하고 사주려고 해. 아니면 내가 가끔 직접 반찬 해서 가져다줘야지. 손주 건강이 제일 중요하잖아, 안 그래? 우리 손주, 할머니가 이렇게 늘 응원하고 있다는 거 알아줬으면 좋겠다. 사랑한다 내 새끼! 💕
다음번엔 또 어떤 밀키트가 맛있다고 소문이 날지 궁금하네. 그때는 또 내가 직접 사서 맛보고 우리 손주한테 추천해 줘야지. 혹시 이 글 읽는 자취생 친구들도 있다면, 밀키트 너무 자주 먹지 말고, 가끔은 엄마나 할머니가 해준 집밥 같은 거 먹으면서 힘내길 바란다! 힘들어도 끼니는 꼭 잘 챙겨 먹어야 해. 건강이 최고니까! 밥 잘 먹고 힘내서 열심히 사는 게 제일 중요해. 아자아자!